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워져 어르신들 방 창문도 닫혀 있을 때가 많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락이 많이 여물었다. 추석 전에 베야 겠네.'라고 하시고,
'가을걷이 때마다 불어오는 태풍이 올해는 비껴갔으면' 이라고도 하신다.
기온이 내려가서인지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시는 데가 많아지고 얼굴에도 어둠이 잦다.
어르신들 얼굴이 잠시 반짝 밝아질 때는 이런 종류의 질문을 할 때이다.
"어르신, 김치는 어떻게 담궈야 맛있나요?" 혹은 " 어르신, 예전에 벽돌 만드셨다면서요? 그 얘기 좀 해주세요."
내가 저 나이가 되면 과연 어떤 질문을 해주기를 바랄지, 어떻게 대해주기를 바랄지, 그 부분을 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 문제가 적어도 더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단풍 알록달록 물 들면 어르신들 모시고 가까이 있는 편백림이라도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