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강원도에서 살다 오신 어르신,
혼자 생활하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병원 치료 받고 다행이 회복하신 어르신,
자녀가 있는 이 곳 남해까지 와서 우리 요양원 식구가 되어주신 분,
귀가 잘 안들려 보청기를 착용하셔도 자녀들이 건 전화가 잘 안 들려 매 번 안타까워 하시는 분,
관절 굳고 알이 박인 두 손 잡으며 '아름다운 손'이라 말하는 내게 '고마운 손'이라 정정하시는 분,
자녀들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더 가치 있다 여겨 평생 자녀 교육에 매진하신 분,
그래서 '고마운 손'이라 말씀하시는 분,
그런 어르신들 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행운인지도...
자리로 돌아와 내 두 손 바라보며 나는 이 손에 뭐라 이름 붙일 것인가 고민하는 이 시간,
늦여름 빗줄기가 지나간 자리에 두둥실 뜬 구름 바라보며 미리 당겨보는 사색의 시간.